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사진)을 협박, 공모한 의혹을 받는 유튜버들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당사자인 유튜버가 검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갈 등 혐의를 받는 구제역(본명 이준희)은 13일 유튜브에서 “황금폰이라 불리는 1년간의 음성 녹취가 전부 포함된 휴대전화를 15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제 발로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해당 휴대전화에는 사망한 쯔양의 소속사 대표와의 녹취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가 쯔양을 협박 및 공모한 유튜버들을 처벌해달라는 고발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에 착수하자 선제 대응에 나선 셈이다. 구제역은 12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쯔양에 대한 폭로를 막으려 이중 스파이를 한 것”이라며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진 출석해도 검찰 조사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아직 검찰에서 직접 수사할지, 경찰로 이송할지 검토하는 단계”라며 “현재 검찰 배당 단계이고 소환조사는 수사 일정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제가 된 유튜버들은 쯔양 외 다른 사건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제역에 대해 유튜버 이근 전 대위와 관련한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그의 변호인을 스토킹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쯔양 사건으로 함께 수사선상에 오른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는 13일 유튜브에서 “쯔양의 약점을 잡아 돈을 요구하거나 받은 사실이 없다. 1원 한 장 착복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카라큘라 또한 올 3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쯔양의 과거 선행 사실도 하나둘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쯔양은 2020년 12월 경기 의정부의 한 치킨집 사장이 희귀암을 앓는 중이며 코로나19로 장사가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여기 있는 것 다 튀겨달라”며 사연을 알리고 무료로 홍보해줬다. 서울 관악구 상록보육원 측은 쯔양이 2019년부터 매달 315만7000원을 아이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달 9일에는 월드비전에 후원금 2억 원을 전달했다. 쯔양은 앞서 11일 자신의 소속사 대표이자 전 남자친구였던 남성으로부터 4년 넘게 폭행을 당하고 40억 원이 넘는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연을 밝혔다.
주현우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