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5만 원권 지폐의 환수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5만 원권의 발행액은 약 12조 원, 환수액은 5조8000억 원이었다.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을 뜻하는 환수율은 49.1%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77.8%)보다 28.7%포인트가량 급감했다.
한은이 지폐를 발행하면 시중에서 유통되다 예금이나 세급 납부 형태로 금융기관에 입금된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유통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통상 시중금리가 오르면 화폐 보유에 대한 기회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예·적금이 늘면서 환수율이 높아진다. 반면 금리가 내리는 시기에는 환수율이 하락한다. 실제 팬데믹 기간에 낮은 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자 환수율이 10∼20%대로 하락했다가 2022년 이후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자 환수율이 50∼60%대를 회복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환수율이 하락한 배경에 대해서도 시중금리가 낮아진 원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지난해 11월 3.99%까지 올랐던 은행권 평균 예금 금리는 올해 5월 3.55%로 내려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