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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 돌아가신 것 같아” 故 김민기 빈소에 애도의 발길

 “부모님 돌아가신 것 같아” 故 김민기 빈소에 애도의 발길

Posted July. 23, 2024 07:53   

Updated July. 23, 202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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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전화가 쏟아져도 실감이 안 나다가 내가 이제 물어볼 데가 없어졌구나 싶어서 확 실감이 났어요.”

가수 박학기는 22일 오후 김민기의 빈소에서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박학기는 건강이 악화된 김민기를 대신해 그의 근황과 생각을 외부에 알려주는 ‘창구’ 역할을 해왔었다. 박학기는 “이렇게 갑자기 갈 줄은 몰랐다. 좀 더 사실 줄 알았다”라며 “일주일에 한 번씩 연락해 안부를 여쭸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황망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밴드 동물원의 박기영은 달려온 듯 땀을 뻘뻘 흘리며 빈소에 나타났다. 그는 “부모님 돌아가신 것이랑 비슷하다. 언젠가 찾아올 수 있는 일인데도 막상 닥치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포크 싱어송라이터 권진원은 “올해 떠나실 줄은 몰랐다”라며 눈물을 훔치던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었다. 이렇듯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가수 김민기의 빈소에는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조의도 줄을 이었다. 가수 이적은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형님, 하늘나라에서 맥주 한잔하시면서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라고 적었다. 듀오 더 클래식의 김광진은 “대학 시절 저희의 많은 부분을 이끌어 주신 (고인의) 음악들 감사드린다”고 썼다. 고인이 즐겨 찾던 대학로 ‘학림다방’의 사장 이충열 씨는 “한 달 전 일산 자택에서 뵀을 때는 아들들이랑 산책도 하고 안색도 괜찮았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페이스북에 “역사는 선생님을 예술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당연한 것을 새롭게 보려는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더 밝게 만드셨다”고 애도했다.

장례는 조의금과 조화 없이 진행된다. 학전 측은 “모든 분들이 선생님을 응원하느라 십시일반 많이 도와줘 노잣돈을 많이 마련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경영이 어려웠던 학전으로 향했던 여러 기부금을 ‘조의금을 미리 받은 것’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사지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