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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선수, 관행은 19세기” “괴물이 됐다”는 대한체육회

“21세기 선수, 관행은 19세기” “괴물이 됐다”는 대한체육회

Posted August. 28, 2024 07:37   

Updated August. 28, 202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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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제기한 ‘불합리한 관습’을 놓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목소리로 체육계를 질타했다. 여당 의원은 체육계의 낡은 관행을 언급하며 “스포츠 단체들이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야당 의원도 “한국 체육계가 19세기 관행에 머물러 있고 선수들만 21세기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올림픽 대표선수단이 금메달 13개로 종합 8위를 차지하고도 축제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안 선수의 폭로를 계기로 체육계의 구시대적인 병폐가 줄줄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종목별 체계적 훈련을 요구하는 선수들에게 대한체육회는 해병대 캠프 참가를 독려했다. 선수 부상 관리 미흡, 대회 출전 강요, 선수들의 불공정 계약, 협회의 갑질과 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안 선수는 중3때 국가대표가 된 후 7년간 선배들 방 청소와 빨래를 도맡아 하면서 배드민턴협회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한다. 정확한 경위는 조사 중이지만 이런 훈련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선수들이 놀랍기만 하다.

한국 체육이 후진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육계의 정치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모든 체육 관련 단체장은 스포츠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임에도 경선제를 도입한 후로는 건강한 스포츠 생태계 구축은 뒷전이고 지연 학연 따져가며 선거에만 열을 올리고 체육회를 사유화한다는 진단이다. 이번 올림픽 참관단에는 수산물 관련 조합장 등 체육과 무관한 인사가 다수 포함됐는데 이를 두고 내년 초 3년임에 도전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도움받은 이들에게 선심쓴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체육회가 어떻게 괴물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체육회 말만 나오면 많은 기관, 종교단체 여기저기서 건들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의 연간 체육 예산 1조6200억 원 중 체육회에 돌아가는 몫이 4200억 원이다. 전체 체육 예산의 40%를 지원하고 4년간 감사 한 번 하지 않은 문체부가 남 얘기하듯 할 수 있나. 체육회의 투명 행정을 담보하고 체육회장을 봉사하는 자리로 되돌려놓아야 체육계의 선진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