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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식 외면한 尹…‘계엄령 의혹’ 때리는 野

개원식 외면한 尹…‘계엄령 의혹’ 때리는 野

Posted September. 03, 2024 08:09   

Updated September. 03, 202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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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회담 다음날인 2일 열린 국회 개원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했다. 윤 대통령이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의 정상화가 먼저”라고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상화해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회와 협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개원식에 참석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여야 대표는 전날 회담에 대해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 중심으로 정치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상당히 진전된 대화를 하고 공감을 이뤘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정치 복원 첫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전날 이 대표에 이어 9월 정기국회 첫날인 이날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꺼내든 이른바 계엄령 의혹 제기를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면서 “어렵게 잡은 협치 기회를 국회가 스스로 차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야당이 22대 국회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일방 독주에 입법 독재까지 한 상태에서 개원을 축하할 만한 국회인가. 민주화 이후 최악의 국회”라고 날선 반응을 내놓았다 “탄핵과 특검 남발로 국회를 비정상으로 몰고 간 거야가 윤 대통령의 불참을 자초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인식이다.

이에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여야 갈등이 아무리 심할 때도 대통령은 개원식에 참여해왔다”며 “어떤 핑계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헌정사의 불명예를 가릴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오전 여야 대표들은 전날 회담을 거론하며 대화 지속의 공감대는 이어갔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투쟁의 정치와 별도로 분리해 국민만 생각하고 신속하게 답을 낼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 민주당도 그런 취지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들이 오간 자리였으며, 앞으로 여야 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야는 이날 민주당의 계엄령 의혹 제기를 둘러싸고 충돌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죽하면 국민이 계엄령을 걱정하겠냐”고 했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야당은 “김 후보자 지명은 계엄을 준비하기 위한 용도”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한 대표는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라는 정도의 거짓말이라면 이건 국기문란에 해당한다”며 “근거를 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개원식은 222대 국회 임기 시작 96일 만에 열렸다. 최장 지각 개원이다.


김준일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