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궐의 정전(正殿) 중 가장 오래된 창경궁 명정전(明政殿) 내부가 26일부터 공개된다. 정전은 궁궐 내 으뜸 전각으로 국왕 즉위식이나 신하들과의 하례, 외국 사신 접견 등의 주요 국가 의식을 치른 곳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경궁관리소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매주 목∼일요일에 창경궁 명정전 내부 특별관람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궁중문화축전이 열리는 다음 달 9∼13일은 관람기간에서 제외된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2019년 명정전 내부를 한시 개방한 바 있다.
국보로 지정된 창경궁 명정전은 성종 15년(1484년) 처음 건립됐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돼 광해군 8년(1616년)에 재건됐다. 단층의 아담한 규모로 조선 전기 궁궐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며, 가장 오래된 조선 궁궐 단청이 남아 있다. 명정전 가운데에는 임금이 앉는 어좌(御座)가 있고, 그 뒤로 임금이 다스리는 삼라만상을 상징하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가 그려진 ‘일월오악도’ 병풍이 설치돼 있다.
다른 궁궐들의 정전이 남향으로 설계된 데 비해 명정전은 풍수지리 등을 감안해 동향으로 지어졌다. 명정전에서 즉위식이 열린 왕은 인종이 유일하며, 주로 왕실 잔치 등이 이곳에서 열렸다.
명정전 특별관람 기간 중 하루 2번(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전문 해설사의 설명이 진행된다. 소요 시간은 1시간(명정전 내부 관람 15분)으로 참가비는 무료(창경궁 관람료는 별도)다. 문화유산 보호와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 만 7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고, 사전 예약제(회차당 16명)로 운영된다. 6일 오후 2시부터 창경궁관리소 누리집(royal.khs.go.kr/cgg)에서 1인당 2명까지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창경궁관리소 누리집이나 전화(02-762-4868)로 문의하면 된다.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