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10일(현지 시간) TV토론에서 ‘출산 후 낙태 가능’ ‘이민자의 반려동물 시식’ 같은 황당한 발언을 내놨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이 부통령으로 재직해 온 조 바이든 행정부가 창출한 일자리를 부풀려 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해리스는 임신 9개월째에 낙태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며 “이는 출생 후 ‘처형(execution)’이다. 아이가 태어났기에 더 이상 낙태가 아니다”라고 했다.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주지사로 있는 미네소타주가 임신 개월 수에 상관없이 낙태를 허용하는 것을 ‘출생 후 처형’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자 토론을 진행하던 린지 데이비스 ABC 앵커는 “출생 후 아이를 죽이는 게 합법인 주(州)는 없다”고 즉각 정정했다. 뉴욕타임스(NYT)도 2022년 기준 미네소타주에서 임신 7∼9개월 된 태아를 낙태한 경우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이 기르는 반려묘와 반려견을 잡아먹는다”고 주장했다. 카리브해 아이티에서 합법적으로 미국에 온 이민자가 살던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한 주택에서 고양이가 인간에게 잡아먹힌 흔적이 있다는 소셜미디어에서의 소문을 거론한 것. 이에 대해 또 다른 토론 진행자 데이비드 뮤어 앵커는 “ABC 뉴스가 해당 지역 관계자에게 알아본 결과 이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해리스 후보는 “부통령 재직 중 제조업 일자리 80만 개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CBS가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 1월 이후 지난달까지 미국에서는 약 73만9000건의 제조업 관련 일자리만 생겼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