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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점거 공장 탈환… 젤렌스키 “러에 평화 강제해야”

우크라, 러 점거 공장 탈환… 젤렌스키 “러에 평화 강제해야”

Posted September. 26, 2024 07:42   

Updated September. 26, 202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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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주요 격전지인 북동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에서 특수부대를 투입한 ‘백병전’을 벌인 끝에 러시아군이 올 5월부터 4개월간 점거해 온 골재 공장 단지를 탈환했다고 24일 밝혔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특별회의에서 충돌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날 탈환한 공장단지는 그간 러시아군의 하르키우주 내 거점으로 쓰였던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콘크리트 건물 30여 개와 철제 구조물로 구성된 이 공장단지가 방어에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해 거점으로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측은 탈환한 공장단지에 국기 등을 내건 사진도 공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전력 열세에도 우크라이나가 끝까지 러시아에 맞서겠다는 점을 서방에 보여 주며 추가 지원을 요청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다만 러시아군의 공격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날 주도(州都) 하르키우에서는 민간인 거주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3명이 숨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보리 특별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국제규범을 너무 많이 깨서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런 러시아가 스스로 평화를 강구할 리 만무하니 국제사회가 평화를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과 이란을 러시아의 ‘공범’으로 지목하며 “북한과 이란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을 죽일 권리가 없다”고 비난했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도 서방의 추가 무기 지원 등을 호소하는 연설을 하기로 했다. 2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수개월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이 포함된 승리 계획도 공개하기로 했다.

같은 곳에 있던 네벤자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듣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내 보는 등 딴청을 부렸다. 그는 올 9월 안보리 의장국 겸 나토 회원국인 동유럽 슬로베니아가 원래 일정에 없던 회의를 추가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공연 무대(concert stage)’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을 대신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8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이후 유엔 총회에 불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이날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 서배너 유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승리 때까지 지원할 뜻을 밝힌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나치 독일 독재자 히틀러,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 또한 러시아를 이기지 못했다며 “그들(러시아)이 이기면 어쩔 건가”라고 반문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올 때마다 대규모 지원을 받아간다며 “위대한 세일즈맨”이라고 조롱했다.


홍정수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