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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총리에 ‘지한파’ 이시바

Posted September. 28, 2024 08:30   

Updated September. 28, 20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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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102대 총리에 오를 집권 자민당 총재로 당내 비주류이자 온건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선출됐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4전 5기’ 도전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시바 총재는 다음 달 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로 공식 취임하면서 새 내각을 출범시킨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27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215표를 얻어 194표를 득표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을 꺾고 신임 총재에 당선됐다. 앞서 열린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154표(국회의원 46표, 당원 108표)를 얻어 다카이치 경제안보상(181표)에게 뒤졌지만, 결선 투표에서 국회의원 표를 대거 확보하고 도도부현련(한국 정당의 시도당) 표 대결에서도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누르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 전 환경상은 1차 투표에서 3위(136표)에 그쳐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시바 총재로서는 2012년 자민당이 야당이던 때 총재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1위를 거두고도 결선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패했던 한을 풀게 됐다. 그는 이날 “일본 국민들은 여전히 자민당을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일본 국민을 믿는다”며 “나라와 룰을 지키는 자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강경파였던 아베 전 총리와 각을 세우며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유력 정치인 중 한일 관계에 비교적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언했던 우익 성향의 다카이치 경제안보상과 비교하면 비둘기파에 가깝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가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독도 영유권 등에 대해선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어 획기적인 관계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