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에 도전했다가 실종된 영국 등반가 앤드루 어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일부가 발견됐다. 당시 어바인이 등정에 성공했는지가 그가 소지했던 카메라에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돼 국제 산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메라에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찍은 기념사진이 남아있다면 현재 최초 기록인 1953년에서 29년이나 앞당겨지게 된다.
인문사회지리 전문 매체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1일(현지 시간) 자사 다큐멘터리팀이 어바인의 것으로 보이는 등산화 한 짝과 그 안에 든 양말, 발 유해를 에베레스트 중부 롱부크 빙하에서 찾아냈다고 밝혔다. 양말에는 어바인의 이름인 ‘A. C. 어바인’(사진)이 새겨져 있었다.
어바인은 1924년 6월 동료인 조지 맬러리와 함께 에베레스트 등반을 하다 실종됐다. 정상까지 약 250m 남은 지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관심은 어바인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던 카메라의 행방. 카메라가 진실과 함께 빙하 어디엔가 묻혀 있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수색 범위가 넓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었다. 맬러리의 유해는 1999년 발견됐는데, 당시 그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두고 오겠다며 가져간 아내의 사진이 소지품 속에서 발견되지 않아 등반에 성공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번에 어바인의 유해 일부가 발견되면서 수색 범위가 매우 좁혀졌고, 그의 카메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