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北, 휴전선 10m 코앞서 南 보란듯 경의선 폭파

北, 휴전선 10m 코앞서 南 보란듯 경의선 폭파

Posted October. 16, 2024 08:24   

Updated October. 16, 2024 08:24

中文

(5판)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요새화’에 나선 북한이 15일 우리 영토와 지척 거리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연결 도로 일부 구간을 전격 폭파했다. 앞서 8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차단한지 두달 여만에 도로까지 파괴되면서 남북간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제외하고 완전히 단절됐다.

북한이 우리를 겨냥해 노골적인 ‘폭파’ 도발을 감행한 건 2020년 개성공단내 남북공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4년 만이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고 주장하며 긴장 수위를 확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이러한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한 것”이라고 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14일 오전 11시 59분과 낮 12시 1분을 기해 군사분계선(MDL) 이북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각각 폭파했다. MDL 이북 10m 지점에 대형 가림막(높이 6m)을 설치한 지점부터 북쪽으로 60∼70m 구간의 콘크리트 도로를 폭파시켰다고 군은 전했다. 대한민국 영토 지척에서 보란 듯이 ‘폭파쇼를 벌인 것. 군은 공개한 폭발 영상에는 수십m 높이의 화염과 잔해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두 곳에서 거의 동시 폭발로 볼때) 중앙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개의 구덩이에 각각 수십kg의 TNT를 묻고 도화선에 연결해 일제히 떠뜨린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폭파 작업 후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잔해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

북한의 폭파 직전 군은 수차례 경고방송을 실시했고, 폭발 직후엔 인근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로 MDL 이남으로 수 십발씩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내 폭파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되고, 폭파 잔해물이 우리쪽으로 상당부분 낙하했다”며 “이에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의 폭파 이전 우리 군 장병들이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아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군이 후속 도발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북한은 대남 협박 수위를 높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4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것”이라고 위협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