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시험지를 미리 받은 고사장에서 문제 3개에 대한 정보를 다른 고사장 수험생에게 문자메시지로 전달했다’는 수험생의 증언이 추가로 나왔다.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수험생 A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를 1시간 일찍 배포했다가 회수한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이 다른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문제 3개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단답형 2개와 주관식 1개에 대한 정보가 시험 시작 30분가량 전인 오후 1시 27분에 전달됐다고 한다.
논란이 된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은 단답형 4개, 서술형 2개 등 총 6개 문제로 구성됐다. 결국 전체 시험 문제의 절반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것이다. 문제를 전달한 수험생 역시 현재 집단소송에 참여 중이라고 한다.
앞서 연세대는 두 차례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가방에 넣도록 했고 문제지는 연습지에 가려진 상태였다. 학생들은 문제를 볼 수 없었고 휴대전화로 전달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또 이를 근거로 “시험 시작 전 촬영된 문제지가 유출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시험을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험생 상당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험 전 문제 관련 정보가 올라온 데 이어 수험생 간에도 문제 정보가 공유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재시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대학 측이 재시험을 계속 거부할 경우 다음 주 논술시험 무효 소송을 내고 시험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할 방침이다. 가처분 신청 및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수험생과 학부모는 17일 오전 기준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세대의 수사 의뢰를 접수한 경찰은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공공수사1계에 사건을 배당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법리를 검토하며 수사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