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의 최대 불교 의식이자 불교 예술의 정수로 꼽히는 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주지 법해 스님) 국행수륙재가 19∼20일 회향식(回向式·자신이 닦은 공덕을 다른 이들에게도 돌리는 의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수륙재는 시방세계 모든 불보살성중(佛菩薩聖衆)과 외로운 영혼을 도량에 모셔 장엄한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최고의 불교 의식.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실과 나라의 안녕을 발원하며 시작된 진관사 수륙재는 올해 626주년을 맞았으며, 2013년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49일간 7일에 한 번씩 재를 지내는 수륙재는 올해는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 독립유공자, 전쟁 희생자 등을 위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1일 입재 법회에서는 혜국 스님이 ‘나라의 별이 되신 분들을 위한 축원 기도’를 올렸고, 19일 낮재와 20일 밤재로 나눠 봉행한 마지막 칠재에서는 헌향·헌다·헌화 의식에 이어 경찰관, 소방관, 국군장병, 국가정보원 요원, 국가공무원 등을 위한 위패가 봉안됐다.
법해 스님(진관사 수륙재보존회 이사장)은 “진관사 국행수륙재 정신은 종교와 인종 그리고 이념을 넘어 대립과 분쟁에서 벗어나는 소통과 화합의 진정한 가치 실현에 있다”라며 “나라를 위해 안타깝게 순국하신 소방, 경찰, 군인, 공무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극락왕생을 축원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수륙재에는 종정 성파 대종사, 총무원장 진우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 주호영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김우영 의원,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와 주한 외국 대사가 참석했다.
이진구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