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超) 위기 앞 한국 누구도 낭비되지 않아야
Posted November. 01, 2024 07:52
Updated November. 01, 2024 07:52
3초(超) 위기 앞 한국 누구도 낭비되지 않아야.
November. 01, 202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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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에서 아이가 걷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와 직장까지 계속 비교하잖아요. 그 무한경쟁에 부모로서 참전할 자신이 없어요.” “내 아이가 나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안 생겨 출산하지 않기로 했어요.”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한 청년 세대 부부들이 한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00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는데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무한경쟁 사회의 피로감, 지금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단순히 돈을 많이 푼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사회구조 개혁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과제들이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비혼주의자 및 딩크족이 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 팽배한 ‘경쟁’과 ‘가족의 효용 상실’ 등 사회 분위기의 영향이 크다”며 “정책적 지원과 함께 가족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인구 담론 형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얼마 전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국내외 석학들이 바라본 저출산·고령화의 영향과 해법’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정책적 상상력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튜어트 기텔 바스텐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의 저출생을 단순히 당장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알리는 ‘징후’로 인식해야 한다”며 “결국 우리가 미래에 어떤 종류의 사회를 원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이들 중 일부는 ‘이 세상에서 힘든 건 나 하나만으로 족하다. 내 아이까지 불행하게 만들 수 없어 낳지 않기로 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영혼까지 갈아 넣는다는 입시 경쟁,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이 저출산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72인 초저출생 국가인 동시에 내년부터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은 초저출생, 초고령사회, 초인구절벽의 3초(超) 위기 앞에 서 있다”고 했다. 눈앞에 닥친 3초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할까. 한경협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인구 감소와 수축, 노화가 상수화된 사회에 대비하려면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누구도 낭비되지 않는’(NOW·No One is Wasted)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이 사회의 부속품이 아니라 오롯이 존중받고 포용적 분위기에서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 교육, 연금 같은 구조개혁과 지방균형발전이 인구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개혁들이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며 출산을 주저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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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에서 아이가 걷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와 직장까지 계속 비교하잖아요. 그 무한경쟁에 부모로서 참전할 자신이 없어요.”
“내 아이가 나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안 생겨 출산하지 않기로 했어요.”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한 청년 세대 부부들이 한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00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는데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무한경쟁 사회의 피로감, 지금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단순히 돈을 많이 푼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사회구조 개혁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과제들이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비혼주의자 및 딩크족이 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 팽배한 ‘경쟁’과 ‘가족의 효용 상실’ 등 사회 분위기의 영향이 크다”며 “정책적 지원과 함께 가족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인구 담론 형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얼마 전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국내외 석학들이 바라본 저출산·고령화의 영향과 해법’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정책적 상상력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튜어트 기텔 바스텐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의 저출생을 단순히 당장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알리는 ‘징후’로 인식해야 한다”며 “결국 우리가 미래에 어떤 종류의 사회를 원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이들 중 일부는 ‘이 세상에서 힘든 건 나 하나만으로 족하다. 내 아이까지 불행하게 만들 수 없어 낳지 않기로 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영혼까지 갈아 넣는다는 입시 경쟁,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이 저출산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72인 초저출생 국가인 동시에 내년부터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은 초저출생, 초고령사회, 초인구절벽의 3초(超) 위기 앞에 서 있다”고 했다.
눈앞에 닥친 3초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할까. 한경협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인구 감소와 수축, 노화가 상수화된 사회에 대비하려면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누구도 낭비되지 않는’(NOW·No One is Wasted)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이 사회의 부속품이 아니라 오롯이 존중받고 포용적 분위기에서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 교육, 연금 같은 구조개혁과 지방균형발전이 인구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개혁들이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며 출산을 주저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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