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10일)을 이틀 앞둔 8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17%로 취임 후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주 국정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가 처음 붕괴된 뒤 한 주 만에 국정 지지율이 브레이크 없이 추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는 연말까지 대외활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데 이어 14일 본회의 표결을 예고하며 특검법 총공세에 나섰다.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첫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7%로 지난주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도 74%로 취임 이후 최고치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9%)가 3주 연속 가장 높았고 비율은 지난주(17%)에 비해 더 높아졌다.
부동층 비율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도 긍정 평가는 급락했다. 지난주 대비 서울(17%)은 5%포인트, 대전·세종·충청(18%)은 11%포인트 하락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8%), 정치 성향에 대해 모른다고 하거나 밝히지 않은 응답자(16%)에서도 국정 지지율이 떨어졌다.
보수 성향이 강한 70대 이상에서도 긍정 평가 비율은 지난주 41%에서 7%포인트 하락한 34%였다. 지난주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울산(PK)에서 국정 지지율이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윤 대통령의 또 다른 핵심 지지층은 물론이고 중도 성향을 보이는 부동층 민심의 이반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은 “TK 지역에서 지지율이 오른 게 ‘윤 대통령이 지금 잘한다’는 신호가 절대 아니라 위기의식의 발로인 것 같다”며 “실제로 지역을 다녀 보면 보수 핵심 지지층들의 민심 이반이 아주 심하다. 수도권 민심은 정말 안 좋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 회견에 대해 처음 입장을 내고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