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제주 앞바다에서 고등어를 잡던 129t급 대형 어선이 침몰해 선원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어선이 그물에 담긴 어획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전복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1분경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4km 해상에서 부산 선적 135금성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배에는 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등 27명이 조업 중이었다.
해경에 따르면 135금성호는 그물로 잡은 어획물을 운반선에 옮겨주기 위해 대기하다가 뱅그르르 돌며 전복됐다. 현장을 목격한 선원들은 “배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불과 20∼30초 만에 전복됐다”고 말했다. 135금성호는 오전 5시 13분경 완전히 침몰해 약 90m 수심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시 파도는 1∼2m로 비교적 잔잔했기 때문에 기상 상황이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
135금성호 승조원 중 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인 9명 등 15명은 현장에서 구조됐으나 이 중 주모 씨(57)와 한모 씨(54) 등 한국인 2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나머지 13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하지 못한 12명은 현재 실종 상태로 선체 안이나 바다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사고 해역 수온(22도)을 감안하면 ‘골든타임’은 24시간 정도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계부처는 가용자원 및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수색 및 구조에 만전을 다하고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유의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