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노트르담 대성당의 궁륭(穹·한가운데가 높고 길게 굽은 천장) 아래로 다시 돌아오길 갈망합니다.”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는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산하 문화유적인 콜레주 데 베르나르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2019년 4월 15일 화재 발생 이후 5년여 만에 대중에게 돌아온다는 얘기다. 공식 재개관 기념식은 다음 달 7일 열리지만 일반 신도가 참여하는 첫 공개 미사는 다음 달 8일 오전에 마련된다.
1163년 착공돼 861년 역사를 자랑하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18세기에 개조됐다가 19세기에 복원되며 수세기에 걸쳐 프랑스 파리 가톨릭의 상징이 됐다. 12세기 파리시가 번영하고 대학들이 들어서면서 예술적, 지적 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연 1300만 명이 찾던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5일 보수 공사 도중 원인 모를 불이 나 높이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 지붕 대부분이 소실됐다. 당시 인류 문화유산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파리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고 눈물을 흘렸다.
프랑스 정부는 슬픈 시민들의 마음을 다독이려는 듯 화재 발생 5년 만에 재개관하겠다는 목표로 매일 인력 500명가량을 투입해 복원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다음 달 7일 저녁 교구 주요 인사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국내외 인사가 참여하는 기념식이 열린다. 마크롱 대통령은 1905년 법제화된 세속주의 원칙(교회와 국가를 분리)에 따라 대성당 내부가 아닌 광장에서 짧은 연설을 한 뒤 내부에서 열리는 재개관 기념 미사에 참석한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일반 신도가 참석하는 대성당의 첫 공개 미사는 다음 달 8일 오전 열린다. 대성당은 방문객이 몰릴 것을 고려해 다음 달 8∼14일 첫 한 주간은 오후 10시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온라인 사전 예약 시스템도 운영할 예정이다. 사전 예약은 방문일 이틀 전부터 받는다. 단체 방문객은 내년 2월부터 찾을 수 있다.
이에 앞서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이 방문객들에게 입장료를 받아 유산 보호 기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지만 교구는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교구는 결국 무료 입장 방침을 발표했다. 올리비에 리바도 뒤마 대성당 주임 사제는 현지 매체 프랑스앵포에 “노트르담 대성당의 아름다움과 탁월한 복원 결과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무료 방문)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