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이를 폐지하겠다는 뜻이다. 대선 과정 내내 “대규모 감세”를 외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이행에 필요한 수조 달러의 재원을 보조금 감축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IRA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에 주는 보조금, 즉 ‘첨단제조 세액공제(AMPC)’까지 폐지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IRA 도입 후 대미(對美)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린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완성차·배터리 제조사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업계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AMPC를 받기 위해 ‘과잉 투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전기차에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 여파로 15일 국내 증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12.09), SK이노베이션(―6.43), 삼성SDI(―6.81) 등 배터리 관련주는 모두 큰 폭 하락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