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기업 역대 최대… “올해만이라도 살아남자는 심정”
Posted November. 21, 2024 08:30
Updated November. 21, 2024 08:30
파산 기업 역대 최대… “올해만이라도 살아남자는 심정”.
November. 21, 20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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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10월까지 파산을 신청한 기업이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10월 전국 법원에서 처리된 법인 파산 선고(인용) 건수는 13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1건)보다 27.7% 늘었다. 파산신청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전체(1302건)를 벌써 넘어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도 버텼던 기업들이 장기화된 불황과 고금리에 더는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파산한 기업들은 도매 및 소매업, 제조업, 정보통신업, 건설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제조업 중에선 기계·장비, 전자, 금속가공 분야에 집중됐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경기 평택·화성시 일대에선 최근 문을 닫은 공장이 적지 않다. 한 전자기기 제조업체 공장 앞엔 부서진 TV 등 재고만 방치돼 있었고, 완성사 협력업체 공장에선 공장 설비가 트럭에 실려 팔려가고 있었다. 취재팀이 만난 기업들은 “어떻게는 올해만 살아남자는 마음으로 그저 버티고 있다”고 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지만 중소기업들은 경기회복을 전혀 체감할 수 없다고 했다. 고금리와 높은 인건비에 따른 자금난,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시달리면서 수출 호조의 온기가 중견·중소기업까지 퍼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라고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다.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 저가 물량공세에 포스코는 올해 공장 두 곳을 폐쇄했고, 현대제철도 경북 포항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알짜배기 사업까지 정리하며 버티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2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올해는 2.5%에서 2.2%로, 내년은 2.2%에서 2.0%로 낮췄다. 특히 내년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환경이 바뀌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건실한 기업이 일시적 위기로 무너지지 않도록 규제 완화, 세제·금융 등의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임금·고용체계 개선, 산업구조 개편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도 시급하다. IMF도 “경제 회복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장 올해를 넘기기 힘들다는 기업들의 숨이 넘어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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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10월까지 파산을 신청한 기업이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10월 전국 법원에서 처리된 법인 파산 선고(인용) 건수는 13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1건)보다 27.7% 늘었다. 파산신청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전체(1302건)를 벌써 넘어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도 버텼던 기업들이 장기화된 불황과 고금리에 더는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파산한 기업들은 도매 및 소매업, 제조업, 정보통신업, 건설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제조업 중에선 기계·장비, 전자, 금속가공 분야에 집중됐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경기 평택·화성시 일대에선 최근 문을 닫은 공장이 적지 않다. 한 전자기기 제조업체 공장 앞엔 부서진 TV 등 재고만 방치돼 있었고, 완성사 협력업체 공장에선 공장 설비가 트럭에 실려 팔려가고 있었다. 취재팀이 만난 기업들은 “어떻게는 올해만 살아남자는 마음으로 그저 버티고 있다”고 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됐지만 중소기업들은 경기회복을 전혀 체감할 수 없다고 했다. 고금리와 높은 인건비에 따른 자금난,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시달리면서 수출 호조의 온기가 중견·중소기업까지 퍼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라고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다.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 저가 물량공세에 포스코는 올해 공장 두 곳을 폐쇄했고, 현대제철도 경북 포항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알짜배기 사업까지 정리하며 버티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2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올해는 2.5%에서 2.2%로, 내년은 2.2%에서 2.0%로 낮췄다. 특히 내년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환경이 바뀌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건실한 기업이 일시적 위기로 무너지지 않도록 규제 완화, 세제·금융 등의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임금·고용체계 개선, 산업구조 개편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도 시급하다. IMF도 “경제 회복력 강화를 위해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장 올해를 넘기기 힘들다는 기업들의 숨이 넘어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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