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헌재의 시간 “정국 불확실성 끝내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불법 비상계엄 선포 11일 만인 14일 국회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와 권한은 14일 오후 7시 24분부로 정지됐고,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탄핵심판 절차에 돌입했다. 법조계는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사회적 혼란은 여전하다”며 “‘헌재의 시간’이 온 만큼 신속·공정한 판결로 불확실성을 끝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는 14일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건 2004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2016년 12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세 번째다. 헌법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2024헌나8’ 사건 번호를 부여하고, 탄핵심판 절차를 개시했다. 헌재는 16일 주심 재판관을 배정할 계획이다. 변론 준비 절차 등을 관장할 수명(受命)재판관 2명을 지정하고 법리검토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다. 법조계에서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4월 18일 전에 결론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공백 상태를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는 점을 헌재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에서 탄핵이 결정되면 윤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되는 두 번째 대통령이 된다.

검경의 수사는 사실상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만 남았다. 이르면 이번 주중 피의자 신분인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와 탄핵심판을 동시에 받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10일 구속한 데 이어 13일 이진우 수방사령관 체포, 14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구속, 15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구속영장 청구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핵심 군 수뇌부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도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구속한 데 이어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연이어 조사하며 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10인(윤 대통령 제외) 중 절반가량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유원모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