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32·마인츠)이 멀티 골을 터뜨리며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무너뜨렸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개막 후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김민재(28)의 소속팀 뮌헨은 첫 패배를 당했다.
마인츠는 15일 끝난 뮌헨과의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 안방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이재성의 활약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전반 41분 페널티박스 안으로 달려든 이재성은 팀 동료가 슈팅한 공이 뮌헨 선수의 몸에 맞고 굴절돼 자기 앞으로 오자 왼발로 차 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뮌헨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는 공만 바라보다 순간적으로 침투한 이재성을 놓쳤다. 이재성은 후반 15분엔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땅볼 크로스를 받은 뒤 왼발 터닝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 42분 뮌헨의 르로이 사네가 한 골을 넣으면서 이재성의 추가 골이 이 경기의 결승골이 됐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4, 5호 골을 잇따라 넣은 이재성은 5경기(4골 2도움) 연속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재성은 10라운드 도르트문트전과 11라운드 홀슈타인 킬전에서 한 골씩을 넣었다. 12라운드 호펜하임전과 13라운드 볼프스부르크전에선 도움 한 개씩을 기록했다. 이재성이 공격 포인트를 올린 최근 5경기에서 마인츠는 4승 1패를 기록했다. 이재성이 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건 지난 시즌 중이던 5월 12일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3-0·마인츠 승) 이후 7개월 만이다. 이재성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독일축구협회(DFB)컵 대회 등에서 모두 14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이재성을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이재성이 엄청난 활약으로 마인츠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뮌헨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고 평가했다.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우승(33회)팀인 뮌헨은 이번 시즌 개막 후 14경기 만에 첫 패배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뮌헨은 13경기에서 리그 최소 실점(10실점)으로 10승 3무를 기록 중이었다. 뮌헨이 마인츠에 진 건 지난해 4월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이재성은 경기 후 “뮌헨을 상대로 두 골을 넣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득점 기회가 왔을 때 침착하게 마무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한국 축구대표팀 동료인 이재성과 김민재의 시즌 첫 맞대결이었다. 둘은 과거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두 번의 리그 우승(2017, 2018년)을 합작하기도 했다. 이재성과 김민재가 풀타임을 뛴 가운데 마인츠의 홍현석(25)이 후반 39분 교체 투입되면서 한국 선수 3명이 그라운드에 함께 있는 장면도 나왔다.
이재성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김민재는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이재성에겐 양 팀 선발 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3점을, 김민재에게는 가장 낮은 평점 6.3점을 줬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는 첫 실점 장면에서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