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수록 잘 팔린다.’
한 그릇에 10만 원을 육박하는 고가의 호텔 빙수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 따르면 1914라운지바에서 판매하는 9만8000원짜리 샤인머스캣 빙수(사진)가 연일 완판 행진 중이다. 올해 6월 처음 선보인 이 빙수는 현재 판매 중인 특급호텔 빙수 가운데서도 최고가에 속한다. 통상 2∼3명 분량으로, 샤인머스캣 총 다섯 송이가 들어간다. 네 송이는 착즙해 빙수 얼음으로 만들고, 나머지 한 송이는 토핑으로 올린다. 하루 판매 수량은 20개.
샤인머스캣 빙수가 나오기 전 럭셔리 빙수 인기를 주도했던 건 서울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6만4000원)였다. 가격 논란 속에서도 소셜미디어 인증 열풍을 부르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더 비싼 빙수가 화제인 것이다.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코코넛망고 빙수(6만2000원), 포시즌스호텔의 애플망고 빙수(6만8000원) 등 다른 특급호텔 빙수도 꾸준히 인기다.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에게 호텔 빙수는 호텔 숙박보다 가격 부담이 적은 ‘스몰 럭셔리’ 상품으로 인지된다.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 입문용으로 빙수를 즐기는 것.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라운지에서 빙수를 주문하는 테이블 10개 중 8, 9개가 2030세대 고객”이라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