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무역수지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의 경우 하반기(7∼12월)엔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기업 전망도 나왔다. 경제 전문가들은 무역 적자가 만성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늘어난 3503억 달러, 수입은 26.2% 급증한 3606억 달러였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지만, 폭등한 에너지 수입액이 발목을 잡아 무역수지가 103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번 무역 적자 규모는 기존 상반기 최대 적자였던 1997년 91억600만 달러를 뛰어넘는다. 또 6월 무역수지는 24억7200만 달러 적자였는데, 3개월 연속 적자다. 이는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하반기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 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2022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41.2%) △해상 및 항공 물류비 상승 등 공급망 애로(21.9%)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악화(21.1%)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국내 증시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7%(27.22포인트) 내린 2,305.42에 마감했다. 사흘째 1%대 하락세가 이어지며 이날 연저점으로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291.49까지 밀리며 2020년 11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2,300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한국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 있어 회복탄력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산업 구조 개혁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 ·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