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보반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의 희토류 개발을 위한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에 합의했다.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4차 산업혁명의 쌀’이라 불리는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과 협력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에 퇴역 함정을 양도하기로 했고 해양 치안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도 구체화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이날 오전 9시 15분(현지 시간)부터 95분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회담을 열고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희토류 매장량 2위다. 중국에 전체 희토류 수입의 52.4%를 의존하는 한국이 공급망을 다변화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과 협력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해 이번 경제사절단 규모(205개 기업)를 4월 방미 규모(122개 기업)보다 크게 늘렸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양국은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이번에 체결한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고 방산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엉 주석은 “베트남은 경제사회 발전 사업과 대외 정책에서 한국을 우선순위의 중요한 국가로 선정했다”며 “외교·국방·안보를 비롯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구체화하는 데 공감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주영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