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은어와 보낸 하루」는 젊은 시인 원재훈이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오늘의 우리를 돌아본 서정적인 소설로, 반짝이는 은빛 비늘 하나로 상징되는 은어를 통해 인간 만남의 절대적 의미를 추구한 작품이다.
작가가, 서로 사랑하지만 집단의 논리 때문에 함께 살 수 없는 두 마리 은어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들이 세상과 자신의 내면에 대해 눈떠 가는 과정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직장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다 물고기들이 보고 싶어 섬진강을 찾아 떠난 나는 거기서 전생에 은어로 만나 사랑했던 한 여자를 만나, 서로 기억하고 있는 은어로서의 삶의 여정을 이야기한다.
심해에서 만난 은어와 이별하고 잃어버린 사랑을 이루기 위해 홀로 길을 떠난 나는, 자연이라고 부르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아름다운 것들과 추한 것들을 만나고, 마지막에 이르러 마침내 강의 시원에 도달하여 이제까지 어떤 은어도 얻지 못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하지만 강으로 다시 돌아온 뒤에는 사랑했던 은어가 이미 오래 전에 몸을 풀어 강물이 되었다는 사실에 허무감에 빠져 스스로 인간들의 낚시에 걸려 죽고 만다.
「만남, 은어와 보낸 하루」는 자연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믿음, 순수에 대한 동경을 잃어 가는 현대인들이 되새겨 봐야 할 소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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