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시화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고도 경제성장과 개발독재, 세계화와 선진국 진입 시도 그리고 IMF사태, 우리의 환경에 대한 인식은 그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다가올 세기는 '환경의 시대'라는 것이며 더이상 환경을 인간의 삶과 구분되는 대상의 자리에만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환경의 파괴는 바로 인간의 삶의 미래에 대한 파괴행위이다. 시화호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환경문제가 바로 문화문제'라는 시각에서 출발해야 된다는 것을 이 책 '시화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문화인류학자들의 현장 보고'은 보여주고 있다.
발전과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공사비만도 5천억원이 투입된 막대한 토목공사. 그 결과 남은 것은 커다란 썩은 호수뿐이라니? 무언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닐까.
문제는 시화호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하나일 뿐이며 제2, 3의 시화호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시화호의 6배 이상의 예산으로 지금 진행중인 새 만금호의 경우, 이미 그 오염이 심각한 정도에 이르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6년12월부터 1년간 시화호 주변의 주민들과 직접 접촉, 그들의 삶의 과거와 현재를 상세히 기록, 대규모 개발사업에 의한 물리적 환경변화가 현지 주민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문화인류학자들이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에 체출한 현장보고서를 널리 읽히도록 수정 보완한 이 책은 삶의 터전을 읽고 새로운 위험에 직면한 주민들의 모습을 담담히 그리고 있으며 개발논리의 어두운 뒷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대부분 대체 생계를 찾는데 실패하고 자신감과 정체성을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으며 마을공동체는 진작 깨어지고 염분으로 인한 책은 92차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사회 문화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경제적 보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안이한 태도는 더 커다란 재아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한경구 박순영 주종택 홍성흡 지음 ★ 도서출판 솔 ★ 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