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책을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바칩니다. 세상살기가 더없이 어렵고 힘들어졌지만 부디 용기를 잃지 마시고 힘을 내십시오. 당신께서 가지신 ‘아버지’란 그 눈물겹고 아름다운 이름만으로도 아버지! 당신께서는 충분히 위대하십니다”
위 내용은 책표지의 글이다.
소설가 김하인씨의 ‘아버지의 이름으로’은 책제목에서 느껴지듯 예기치 못한 IMF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실직의 고통을 껴안은 채 외롭고 힘든 삶의 무게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시대의 아버지’의 적나라한 모습을 생생한 감동으로 그려내고 있다.
가정과 사회를 지탱해 온 분명한 존재이면서 때론 ‘훈훈한 바람’으로, 때론 ‘당당한 바위’같았던 아버지. 그러나 이제는 ‘실직’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에 묶여 빈주머니에 손을 구겨 넣고 거리를 배회하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해 버렸고, 또한 살아남은 자들도 해가 떨어지면 쓴 소주 한잔이라도 걸치지 않고서는 살아 갈 용기가 없는 그런 세상을 우리 아버지들은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
‘세일즈맨의 죽음’의 윌리 로먼처럼 가족의 생계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눈코 뜰새 없이 개미처럼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돌맹이에서 피라도 뽑을 것처럼 전지전능해 보였던 그 아버지들이 맥없이 스러지고 있는 지금, ‘아버지의 이름 으로’는 바로 이 IMF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의 이야기이면서 ‘가족사랑’으로 승화시킨 희망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아버지임을 포기할 수 없기에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야 하는 모든 아내와 아들, 딸들에게 지금의 이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소설.
장편소설 ‘내 마음의 풍금소리’‘왕목’등을 펴낸 작가 김하인씨는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조선·경향·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었고, ‘현대시학’에서 시로 등단했다.
잡지사 기자, MBC 대본·구성작가를 지낸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한 김하인씨는 현재는 강원도 양양에서 북카페 ‘소설가’를 운영한다.
김진호<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김하인 지음 ★ 도서출판 밀알 ★ 7,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