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중국기행

“중국에서는 일기예보를 잘 해야 한다” 는 말이 있다.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보니 한 곳에서는 눈이 내려도, 또 다른 한 곳에서는 찌는 듯한 더위가 진행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맑음”이라는 식의 일기예보 로는 중국의 날씨를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다.
어느 순간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중국. ‘12억의 나라’에 대한 관심은 실제적인 필요에 의해서 점증하고 있으나 그 필요에 걸맞은 중국의 실상에 관한 자료들은 부족한 상황이다. 두루뭉실한 일기예보 뿐이지 각 지역마다의 정확한 날씨가 전달되지 않는다.
6백쪽이 넘은 이 장대한 기행문은 일단 폴 써로우가 썼다는 점에서 신뢰감이 든다. 세계적인 기행작가인 그는 상식과 예단을 거부하는 줏대있는 작가다. ‘본래 어떠하였는가’ 라는 역사적 물음에 충실하기 위해 그는 자신이 직접 밟은 땅을 자신의 관점과 통찰력에 의해 묘사한다. 탁월한 문장과 섬세함으로 그 지역 주민들조차 보지 못한 그들의 내면적인 세계까지 집어내는 ‘마력’이 있다.
이 책은 그가 1년동안 중국을 기차여행하면서 쓴 역작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뿐 아니라 티벳, 신장의 위구르 자치구, 랑시앙의 원시림 등 신변의 위험이 도사리는 오지에서도 수일씩 머무르며 관찰한 글들이 들어있다. 너무나 중국적인 그의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덧 독자들은 중국 속에 들어가 있는 착각에 빠진다.
이 책은 한국인들에게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한다. 언제 어느 곳에선가 한번은 경험해본 듯한 풍경들이 그 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모습들을 반추해 볼 수 있다.
저자가 직접 맨발로 쓴 만큼 이 책은 지금까지 소개된 어떤 책보다 중국에 대한 정확한 안내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을 연구하는 사람이나 학생, 중국에 가려는 여행자, 그들과 무역하려는 사업가, 선교하려는 신앙인 등 ‘중국’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서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폴 써로우 지음 ★ 푸른솔 ★ 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