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 밸리의 영웅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미국만은 그 영향권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느낌이다. '불황'의 나비가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를 거쳐 뉴욕 월가의 지붕을 배회하곤 있지만, 그 파장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을 흔들만큼 심각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연 1980년이후 줄곧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온 미국경제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실리콘 밸리의 기술집약형 벤처기업들에서 그 원동력을 찾는다. 실리콘 밸리의 역사는 먼저 보고, 먼저 깨닫고, 먼저 그 길을 간 사람들의 새로운 시도에 의해서 세상은 변화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다수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에 안주해 있었던 1970-1980년대에 실리콘 밸리는 '지식혁명'의 관점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결실이 1990년대에 들어 '고부가 가치'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 '실리콘 밸리의 영웅들'은 실리콘 밸리의 역사와, 실리콘 밸리에서 탄생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65개 대표적 기업들의 창업, 성장과정을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어느 기업은 무일푼으로 시작해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는 식의 환상적인 성공스토리를 늘어놓지 않는다. 그것은 벤처정신을 왜곡하고 '벤처=돈'이라는 환상을 낳기 때문이다. 이 책은 휴렛패커드(HP) 회장이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의 해법으로 김대중대통령에게 선물한 책으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김대통령은 이 책을 선물받은후 "나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을 일으키기 위해 무엇보다 실리콘 밸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창업문화를 먼저 정착시킬 것이다. 실리콘 밸리가 우리에게 주는 벤처정신은 실패와 변화에 대한 관용, 위험성의 모색, 변화와 다양성에 대한 열정이라고 믿는다"라고 인사말을 했다고 한다.

산타클라라 밸리 역사협회 지음 ★ 21세기 북스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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