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섯편의 소설

소 설가 심상대가 1990년 '묵호를 아는가'이후 9년간의 침묵을 깨고 선보인 소설집.
한 평론가는 '마치 푸른 빛이 감도는 한잔의 소줏잔'과 같다고 이 소설을 평했다. 잿빛 관념의 조탁이나 화려한 수사의 치장이 없어 '깔끔함'이 돋보인다. 다소 침묵하고, 무거운, 그러나 평범한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인생'에 관한 소묘가, 들꽃과도 같은 애잔한 향기를 뿜어낸다.
심상대는 한 인간의 일상에서 대면하게 되는 사랑의 대상들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거기서 변화하는 사랑의 기교와 변화되지 않는 사랑의 본질을 묻는다. 심상대 특유의 우화적 수법이, 한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또한 이 소설집은 소설과 그림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소설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젊은 화가 정수진의 작품은, 화가 자신의 사랑에 대한 또다른 해석을 보여줌으로써 심상대의 소설과 융화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한다.
매운 겨울날씨가 풀릴 즈음, 여울이 잔잔하게 퍼지는 강가에 앉아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최용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심상대 지음 ★ 도서출판 명경 ★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