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이 잔혹한 시대의 내 마지막 대화

"공 산주의의 시계는 멎었다. 그러나 그 콘크리트 건물은 아직도 붕괴되지 않고 있다. 마치 우리를 해방이 아닌 폐허로 무너뜨려 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솔제니친은 20여년 간의 망명생활을 끝내고 다시 밟게 된 고국 땅에서 하염없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조국 러시아의 참담한 모습을 보게 된다. 볼셰비키 혁명이후 미국과 더불어 세계 초강대국의 위치를 점하던 대제국 러시아가 어떻게 이렇게 하루 아침에 처참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그는 러시아 전지역을 돌아다니며 민중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그는 시종일관 "과연 러시아는 진정한 러시아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이 책은 그 결과로 얻어진 귀중한 산물로써 현재 러시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나아갈 길에 대해 역설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그는 권력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문학과 지식이 있었다. 작가와 지식인이 조국과 시대가 어려울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말과 입으로만 하는 애국이 아니라 가슴과 실천으로 하는 애국적 지식인의 고뇌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체득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우리에게는 이만한 지식인이 얼마나 있을까?
저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구소련의 대표적인 반체제 지식인으로 현존하는 작가중 러시아 최고의 작가로 추앙받고 있다. 2차 세계대전중 스탈린에 반대함으로써 강제수용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석방후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1970년 「수용소 군도」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린다. 1976년 미국으로 망명, 1994년 조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20여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암 병동」「수용소 군도」「붉은 수레바퀴 3부작」「취리히에서의 레닌」등이 있다.
이민주<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 디자인하우스★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