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아직도 기다림이 남아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너 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라는 시집이 일간지 광고면을 화려하게 장식한 적이 있었다. '여자시인이 흔히 사랑 어쩌고 하며 여고생이나 하이틴 겨냥의 연애시가 주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인 이정하는 1962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건고와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 87년 '경남신문'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30대후반의 남자이다.
그는 줄기차게 우리 삶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을 물고 늘어지는 듯한 인상이다. 그동안의 책 제목들을 보더라도 그렇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우리의 사랑은 왜 먼 산이 되어 눈물만 글썽이게 하는가' '우리 사는 동안에' '소망은 내 지친 등을 떠미네'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부른다'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이상이 그의 시집과 산문집들이다.
이번에 펴내는 이 산문집은 93년에 출간된 '소망은 내 지친 등을 떠미네'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사소한 일상에서 작가가 느낀 작은 단상들을 통해 절망하고 체념하는 우리들을 위로하며 다시금 소망을 갖고 기다리라고 조용히 말하고 있다.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이정하 지음 ★ 자음과모음 ★ 6,000원 ★ 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