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시빌 액션

19 72년 1월 총인구 3만6천명의 작은 공장 도시 워번. 앤 앤더슨이라는 30대 여성이 3살짜리 아들 지미를 데리고 병원에 간다. 심한 독감인 줄만 알았던 아들의 병은 알고 보니 백혈병이었다. 그로부터 몇 년에 걸친 아이의 투병기간 앤은 그 작은 마을에 이상할 정도로 백혈병에 걸린 아이가 많다는 것과 발병 증세 또한 모두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해낸다. 워번의 백혈병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는 가운데 도시에 식수를 공급하는 두 개의 우물에서 심각한 양의 유해 폐기물이 발견된다.
이 사건이 바로 미국의 지성인들에게 도덕적 파문을 던졌던 ‘워번사건’이다. 수질오염 테스트와 지형·지질실험을 비롯한 각종 조사와 실험, 주민들의 의료테스트, 기록 검색과 증인 신문, 그리고 양측의 끊임없는 이의 신청 등 4년 6개월에 걸친 재판 사전작업, 1년동안 계속된 재판, 그리고 또 4년간의 항소 등 총 10여 년에 걸쳐 치열하고 팽팽한 법정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이 사건은 미국 국민들에게 물리적, 사회적 ‘오염’에 대해 스스로 얼마나 무감각했었는지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알게 모르게 방치해 둔 실제적 ‘환경 오염’과 거대 다국적기업의 횡포로 대변되는 ‘부조리한 사회 구조’가 힘없는 개인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며, 그러한 일은 누구나 언제라도 부닥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 때의 사건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 「시빌 액션」이다. 1995년 전미비평가협회상을 받은 이 책은 122주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기록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全미국 법대의 필독서로 선정되어 윤리학, 민사소송법, 불법행위법, 소송 절차 실무, 환경법 등의 과목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이민주<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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