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자유라는 화두

한 국 근대 1백년사에 진정한 의미의 '자유주의자'가 과연 있기나 한가?
일제 36년, 美蘇 냉전체제로 인한 강요된 분단, 이승만독재, 쿠데타로 인한 군사독재 30년, 그리고 끊임없는 사상탄압등으로 '자유'라는, 근대적 인간의 자아 각성이 한없이 유보되기만 했던 우리의 근대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유'를 삶의 화두로 삼아 역사의 곁길들을 걸어나온 사람들은 무수히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또한 그들이 시대의 큰 길을 채우고 있건, 못채우고 있건간에.
도서출판 '삼인'이 얼마전 '빨강'으로 병든 우리 사회를 고발하는 '레드 콤플렉스'라는 책을 의욕적으로 펴낸 데 이어, 이번에는 김동춘 진중권 최연구 한수영 이상경 노칠 권보드래 이현식 최재봉 김영진 강무성씨등이 주축이 돼 '한국 자유주의의 열 가지 표정'이라는 부제의 '자유라는 화두'라는 책을 펴냈다.
그들이 다룬 우리 시대의 '나름대로의' 자유주의자로 꼽은 이들은, 강준만 마광수 복거일 나혜석 김수영 최인후 김현 전혜린 장선우 홍신자씨등이다.
이들중에는 일제때 "여자도 사람이다'고 주창한 근대 여성작가가 있는가하면 '인물과 사상'이라는 개인저널을 통해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는 전투적 자유주의자 강준만과 영어공용화를 주장한 평론가 복거일도 있다.
여기에 거론된 10명의 인물이 한국 자유주의의 모든 것을 보여주거나, 자유주의를 통틀어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들을 통해 최소한 한국에서 자유의 의미, 시대와 자유의 상관관계, 그 굴절과 저항의 맥락등을 캐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물비평'이라는 형식 속에서 한국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 삼인의 '인물비평총서' 5권이 되는 셈이다. 그동안 이런 취지로 펴낸 책으론 '레드 콤플렉스' '보수주의자들' '한국에 페미니스트는 있는가' '세상은 그를 잊으라 했다'등이 있다.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김동춘 外 지음 ★도서출판 삼인 펴냄 ★296쪽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