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건강한생활:각종질환]

국내 100萬명 발병사실 모르고 산다
  자동차를 움직이려면 휘발유가 필요하다. 신체도 활동하려면 당(糖)이란 연료가 있어야 한다. 혈당은 혈액속에 들어 있는데 자체로서는 에너지원이 되지 못한다. 췌장(이자)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의 작용에 의해 세포속으로 들어가야 에너지로 바뀌고 인체를 움직이는 연료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췌장에서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면 혈액속에 포도당이 그대로 남게 된다. 높은 혈당은 눈의 망막이나 콩팥 심장 뇌 등에 합병증을 일으킨다(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또 과도한 혈당은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이때 다량의 수분도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물을 찾게 된다. 잠을 자다가도 물을 마시고 소변을 보고 다시 물을 찾는 일을 되풀이 하는 질환이 당뇨병이다.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는 경우에도 비만 노화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의 요인 때문에 인슐린이 제기능을 못해 이상이 생긴다(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
  당뇨병에 걸리면 에너지원이 부족해 자연 허기가 지고 음식을 많이 먹지만 체중은 급격히 줄어 몇달 안에 10kg이상이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오줌이 많고 물을 많이 마시며 식사량이 많은 3多현상이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증상의 전부는 아니다. 이유없이 피로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대개 병이 심하지 않으면 몇해 동안을 모르고 지내는 수도 있기 때문에 당뇨병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합병증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 당뇨병환자는 약 2백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아직도 자신이 당뇨병환자란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절반이나 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우리나라 당뇨병환자의 대부분은 40세 이상의 성인이며 이중 절반 이상이 비만형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더욱 비만형 환자가 늘고 있다. 비만가운데에서도 상체에 지방이 축적되는 사과형(남성형)이 더욱 나쁘고 엉덩이나 허벅지 다리 등에 지방이 축적되는 서양배형(여성형)은 병발생률이 낮다.
  특히 복부비만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심장질환) 고혈압 등 성인병을 증가시킨다. 또 대사성 증후군(X증후군)을 일으키는데 젊은 사람도 대사성 증후군을 갖게 되면 요절하거나 중풍 심근경색증 등이 발생할 위험도가 커진다.
  중년층이 배가 나오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안 유 헌 (한양대의대교수.내분비대사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