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건강한생활:성의학]

불안감 가지면 더 악화
은행 중견간부인 40세의 K씨는 머뭇거리면서 진료실로 들어왔다. 누구와 상의할 수도 없고 병원에 한번 오기를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신체적으로 다른 병이 없고 조루 증상이 있었는데 최근 몇 달전부터 발기력까지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둘을 정말로 고칠수 있을까 해서 반신반의하면서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 환자를 검사한 결과 모든게 정상이었다. 동맥이나 정맥성 발기부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조루로 인한 2차적인 심인성 발기부전이 그 원인이었다. 발기부전은 조루와 겹쳐진 경우가 실제 환자에서는 3분의 1이 넘는다.
발기는 음경내에 혈액이 가득 차게 되고 이때의 높은 압력으로 음경이 단단해지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성행위를 하는 동안 불안에 빠지게 되면 아드레날린이란 호르몬이 나와 이것이 1초도 안되어 음경의 여러곳에 도달해서 즉시 팽창과정을 거꾸로 되돌린다. 음경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유립량이 줄어들게 되고 정맥출구가 갑자기 열려 음경에 가득차 있던 혈액이 급속히 빠져 나간다. 그래서 결국 음경은 축처지게 된다.
사정 조절능력이 부족한 남성들이 목표달성에 집착하면 할수록 쉽게 딜레마에 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부는 사정을 억제해 보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자포자기적으로 사정해 버림으로써 스스로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
더욱 나쁜 경우는 파트너가 절정에 도달할 때까지 사정을 늦추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유형이다. 이런 남성들은 성행위중에 자꾸 조루에 대한 걱정이 앞서게 되고 이 때문에 더욱 아드레날린 방출이 촉진된다. 그래서 음경은 금방 위축되고 만다.
만족스럽지 못한 성경험은 자신이 패배자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고 그래서 성행위에 대한 불안은 더욱 높아진다. 결국 성행위를 할 때마다 그들은 또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부터 걱정하는 상태에까지 빠지게 된다.
이런 불안속에서 성행위를 하려고 애 쓸 경우 발기상태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서 나중에는 2차성 발기부전이 되는 것이다. K씨와 같은 경우는 먼저 조루증상을 고쳐야 한다. 조루를 그냥 놔둔채 나이 50을 넘긴 경우라도 하루 20분씩 연습하는 행동요법을 부인이 도와주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부인의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갱년기를 넘은 부인들이 대개는 몇십년에 걸친 남편의 시원치 않은 능력 때문에 이미 성욕저하증에 걸렸거나 성 기피증 증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성 자신의 변화에 따른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많은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됐더라도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질의 분비물만 줄어들뿐 음핵이나 기타 성감대의 민감도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성호르몬 수치는 상대적으로 증가돼 성적 욕구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만족스러운 부부생활을 위해서는 50대 이후라도 부부가 서로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