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건강한생활:성의학]

「마음의 병」…75%는 회생
30대중반의 P씨는 결혼한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몇 달전부터 갑자기 사정이 안된다고 호소해 왔다. 부인과 1시간이 넘도록 관계를 하면서도 사정이 안되니 어떻게 해야 좋으냐는 것이었다. 자세히 물어보니 6개월전에 부인이 국민학교 남자동창생을 만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고부터 그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성의 성반응은 크게 발기와 사정으로 나눈다. 사정의 경우는 P씨와 같이 충분한 자극을 받고 발기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지루증을 나타내는 것이다. 흔히 30분 이상 사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대부분의 조루환자들은 거짓말로 생각한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사정은 본인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성의학 전문가인 마스터스와 존슨이 5백1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성치료를 했을 때 지루증을 보인 부부는 17쌍에 불과했다. 물론 치료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의 지루증을 나타내는 경우는 흔하다. 가장 가벼운 형태의 지루는 불안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예를 들어 특정한 파트너와만 관계할 때라든지 죄의식이나 갈등을 일으킬 때와 같은 상황에서다. 심하지 않은 지루증은 약간의 환상이나 자극의 강도를 높이면 해결된다.
병원을 찾을 정도의 사람들은 1시간이상 관계해도 사정이 곤란한 경우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 가운데는 손이나 오럴섹스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사정을 유도할 수도 있다.
그 원인은 신체적인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심리적인 것이다.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약물에 의한 것이다. 세로토닌이란 약은 지루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약은 인간의 감정을 지배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항우울제로서 조루치료제로도 쓰인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이 약이 조루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심리적인 원인으로는 본인이 느끼는 무의식적인 위험과 연관된다. 흔하게는 금지된 성행위를 하다가 발각되거나 심하게 처벌을 받고 난 다음에 흔히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의 공격심과 적개심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P씨와 같이 부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고난 후에 지루증상이 생기는 식이다.
지루증상이 있으면 보통 그 부인들이 오르가슴을 쉽게 느낄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부인들은 1시간이상이나 사정을 못하는 남편을 사정에 대한 배척이라고 의심한다. 그래서 바람을 피우게 된다. 미국의 중상류층 여성들의 혼외정사가 이와 같은 불신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사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몇가지 방법이 있다. 조루의 치료가 자신의 성적단계를 인식한 행동요법에 주안점이 있다면 지루는 파트너가 손이나 다른 방법으로 사정을 유도하도록 하는데 일단 중점을 둔다. 깊은 심리적인 요인이 있는 사람은 치료가 쉽지 않다. 치료성적은 조루에 비해 떨어지지만 약 75%는 치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