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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3·晩秋 만끽 함양 上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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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늘해진 갈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발 끝에 뒹구는 계절이다. 이맘때쯤이면 누구나 트렌치코트의 깃을 곧추세우고 낙엽 쌓인 오솔길을 하염없이 거닐면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어진다. 몇 해 전부터 서울 도심에도 '낙엽의 거리'라는 것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인파와 공해에 찌들은 도심에서 낙엽을 밟으며 만추의 소슬한 정취를 느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찾아가는 길이 좀 멀기는 하지만 지리산 자락의 경상도 함양 땅에 위치한 상림(上 林)은 그런 만추(晩秋)의 분위기를 즐기기에 딱 제격이다. 수만 그루의 활엽수가 무성 한 숲속 한가운데에 흙 냄새 짙게 풍기는 오솔길과 맑은 물이 조잘대며 흐르는 실개 천이 길게 뻗어 있어 운치가 좋다. 게다가 한적한 읍내의 변두리에 위치한 탓에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서 호젓한 기분을 즐길 수도 있다.
활엽수 100여종 2만여그루 자랑 현재 3만6천여평의 드넓은 숲에는 서어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생강나무 등 100여 종류, 2만여 그루의 활엽수가 빼곡히 들어차 있 어 잘 보존된 천연림 못지 않은 빼어난 풍치를 자랑한다. 인공림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이곳은 지난 62년에 천연기념물 제154호이자 조수보호구역으 로 지정되었는데, 현재 전국에 남아 있는 열곳의 천연기념물 숲 중에서도 생태학적으 로 가장 안정된 낙엽 활엽수림으로 꼽힌다. ●그밖에 가볼 만한 곳 △벽송사(碧松寺)와 칠선계곡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의 지리산 칠선계곡에 자리한 벽송사는 판소리 중에서 가장 외설적이라는 「변강쇠가」의 무대로 알려져 있는 절이다. 신라 말이나 고려 초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전쟁 때에는 인민군의 야전병원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전쟁의 와중에서 모든 건물이 소실되었고 그 뒤에 몇 채만 다시 중창되었다. 전체적으로 아담한 느낌을 주는 절로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서 분위기가 조용하다. 우락부락한 표정으로 절 입구를 지키고 있는 나무장승이 특히 인상적이며 절 뒤쪽의 대나무 숲을 지나 삼층석탑이 서 있는 옛 절터에 올라서면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과 칠선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리산에서 가장 길고 험한 골짜기로 꼽히는 칠선계곡은 수많은 소(沼)와 담(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혀 오염이 되지 않아 원시적인 자연미를 자랑한다. 이맘때쯤 칠선계곡의 단풍빛은 지리산의 어느 계곡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수려하다. 대체로 지리산 골짜기의 단풍은 10월 말에서 11월 초쯤에 절정을 이룬다. △만복대(萬福臺)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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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서북릉에 위치한 1433m의 봉우리로 남원시 산내면과 구례군 산동면에 걸쳐 있다.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100리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빼어나다. 게다가 이 봉우리에서 고리봉(1248m)까지의 3km쯤에 이르는 능선에는 지리산에서 가장 드넓은 억새 평원이 펼쳐져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지리산 횡단 관광도로가 지나는 곳에 자리한 정령치 주차장에서 만복대까지는 걸어서 40~50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깝다. 그러므로 만복대까지만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보다는 광할한 억새밭과 초원이 길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고리봉을 거쳐 성삼재로 빠지는 것이 좋다. 정령치에서 출발하여 만복대, 고리봉을 거쳐 성삼재로 내려오는 이 코스는 3시간쯤이면 충분하므로 지리산까지 간 김에 가벼운 기분으로 산행을 즐길 만하다. 다만, 11월 초에 첫눈이 내릴 만큼 기온이 낮고 바람도 매섭게 부는 곳이므로 두툼한 스웨터와 방풍복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여행정보
△숙박
△맛집
함양 읍내에 있는 대림식당(0597-63-5080)과 우대회관(0597-63-6622)은 값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한정식을 내놓는 집이다. 특히 학사루 근처의 우대회관은 깔끔한 음식 솜씨에 분위기가 매우 좋은 한식집이다. 여러 가지 산나물에 된장찌개, 생선조림 등 20여 가지의 밑반찬이 딸려나온다. 1인분에 8천원~1만원선. 지리산 입구의 산내면 소재지에 위치한 월강모텔가든(0671-34-3738)과 산내식당 (0671-34-3734)에서는 지리산 일대의 민가에서 재래식 방법으로 기른 토종돼지고기 (일명 '똥돼지')를 맛볼 수 있다. 이곳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적어서 부드러우면서도 담 백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삼겹살은 1인분에 5천원이다.
△쇼핑
지리산 국화주는 옛날 함양 선비들이 중양절(음력 9월 9일) 때에 즐겨 마셨다는 술로 함양의 대표적인 토속주이다. 국화 꽃잎과 여러 약재를 섞어 만든 국화주는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내는데, 머리와 피를 맑게 하고 뼈와 골수를 튼튼하게 해주며 이뇨작용도 있다고 한다. 함양 농협의 연쇄점(0597-63-3015)을 비롯해 함양 읍내의 여러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병에 4천2백원(400ml)짜리와 만6백원(800ml)짜리가 있다. 남원 인월리 부근의 지리산 가는 길가에 위치한 특산물 전시판매장(0671-34-5365) 도 들러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남원 특산품인 목기와 제기, 상(床), 각종 산채류, 토종 꿀과 농산물 등을 전시 판매한다.
△운전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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