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은 부모의 갑작스런 이혼으로 파괴되어 가는 가정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이 추구해야 하는 행복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가정소설이자,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하고 투명한 눈을 통해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의 가식과 위선을 벗겨보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특히 경제적으로는 무능력하지만 가장으로서의 권위와 위치를 지키려 고군분투하며, 독특하고 고집스런 인생관을 피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 안쓰러우면서도 작품 곳곳에서 소리내어 웃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유머러스하다.
작은 도시 속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찾는 노력이 이 작품 속에 살아있고, 착하디 착하지만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아빠와, 평범한 한 여자로서 좀더 현실적인 삶을 원하는 엄마가 원하는 '행복'은 너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때는 서로 사랑하던 엄마, 아빠가 헤어지면서 일어난 이 작은 일상의 이야기는 마치 수채화처럼, 어떤 때는 어린아이가 그린 서툰 크레파스 그림처럼 두 손을 벌리고 성큼 다가와, 힘든 시기에 꽁꽁 얼어붙은 독자들의 마음을 함빡 사로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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