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대는 높은 실업률과 과도기적 경제상황으로 서민들은 가난했으며 정신은 표류하고 있었다. 흡사 경마와 도박에 열을 올리는 지금의 상황처럼.
그 60년대 중반, 허름한 종로바닥에 자리한 서울기원. 이곳에 하릴없고 세상에 지친 사람들이 모여 주변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들은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울분을 바둑이라는 내기를 통해 풀어난다.
틈만 나면 기원을 찾으면서도 시종 주변인으로 보여지는 주인공은 인텔리의 자조와 이중성을 보여준다. 사기꾼인 인천김의 행각을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기원 사람들, 그들은 팍팍한 일상에서 많은 것을 잃었음에도 욕심없고 소박한 소시민들이다.
따라서 등장인물들의 우울과 절망은 개인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당시 암울했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 소설은 지금과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을 통해 현실은 괴롭지만 훗날 나른한 향수로 기억될 현재의 아픔을 희망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 소설은 실제로 60년대 명성을 날리던 '서울기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실존했던 바둑계의 유명인사들의 이름은 물론 마치 그 당시 기원에 앉아 있는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인 중견시인인 최중태는 마음을 파고드는 감각적 언어와 순우리말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냄으로써 소설읽기의 또다른 재미를 부여한다. 다분히 옴니버스식 구성요소를 가미함으로써 단편소설의 감칠 맛까지 담아낸다.
작가 최중태는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강대 국문과를 다녔다.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됐다. 이후 '미래시'동인과 '부재'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으로 '아침 잡수셨습니가'와 '허물벗기'가 있다.
■지은이 : 최중태 ■펴낸곳: 새로운 사람들 ■ 값: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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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년대는 높은 실업률과 과도기적 경제상황으로 서민들은 가난했으며 정신은 표류하고 있었다. 흡사 경마와 도박에 열을 올리는 지금의 상황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