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이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상상

익숙한 물건에 다시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는 없을까? 탁월한 몽상가 자크 카렐망의 화두는 이렇게 시작된다. 30여년 전에 프랑스에서 첫 출간된 이래 전세계 언어권에서 번역되어 新古典으로 평가받고 있는 자크 카렐망의 책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 되었다.
그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물건 속에서 우리는 물건의 철학을 배우게 된다. ‘물건의 효용성을 재구성하기 위해 일상적인 쓰임새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은 물건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물건에 새 생명을 주는 것이다’라는 장 바젠의 말처럼 카렐망은 고정관념 속에 갇힌 일상적인 물건들을 다시 보기 시작한다.
이제 그에게 물건은 생명이 있는 완벽한 애완동물이 된다(장 보드리아르) ‘노래는 물건 하나하나에서 솟아 나온다’(장 폴랭)는 말처럼 카렐망은 자신이 만든 물건에 시적인 이름을 선사한다. 마침내 ‘예술이 꽃을 피울수록 불필요한 물건들이 많아지다’는 뛰어난 통찰의 중국 속담처럼 그는 행위가 예술에 이를 수 있음을 독자들에게 당당하게 전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들을 새롭게 본다는 것은 반성하는 행위다. 카렐망이 추구하는 상상력을 통한 일상의 반란 은 또 다른 삶을 여는 출입구와도 같은 것이다.
저자 카크 카렐망은 마르세유 태생인 그는 1956년 파리에 상경한 이후, 연극 무대장식과 책 속의 삽화, 회화와 조각등 다양한 예술활동에 종사해 왔다. 현재 그는 복잡하고 기발한 난센스협회 이사이자 잠재성 회화 공동작업실의 창립회원이기도 하다.
강미례<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자크 카렐망 지음 ★ 현실과 미래 ★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