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과 흙

'농민문학'의 맥을 잇는 몇몇 안되는 작가중 이동희는 최근 큰 일을 해냈다. 신문과 잡지등에 연작으로 70년부터 발표한 '땅과 흙'을 28년만에 전5권의 대하소설로 꾸며낸 것이다. 흙을 사랑하고 농촌의 맛을 알기에 오로지 35년동안 농민소설을 써오고 있는 작가는 그답게 계간 '농민문학'의 편집인 일을 하면서도 단국대 교수로 창작론 작가론등을 강의하고 있다. 전통적인 농촌마을의 구조와 땅의 소유체계를 개혁하고 갈라진 들판에 온 몸으로 돌진하며 욕망을 펼치는 혼신의 농촌삶과 사랑의 4각관계를 펼치는 이 소설은 한 농촌 마을을 소우주화하여 시대적 삶의 모형을 흙빛 메시지로 제시하고 있으며, 농민삶의 새로운 가능성 그리고 순박한 사랑의 논리, 흙의 철학을 축축한 영혼의 문법으로 체험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감각의 농촌-농민소설이며 그런 제재성을 초월한 민족 정서의 우리 문학의 새로운 패턴으로 평가되고 있다. '땅과 흙'을 통해서 잃어버린 마음의 원초적인 고향을 되찾아보고 자신을 추스러 보아야 할 것같고, IMF시대에 처한 우리 귀향의 공간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땅과 흙'의 농촌에서 꾸준히 싸우고 있는 인물들, 현대적인 질병으로부터 자아를 지탱하는 인물들은 고향을 잃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반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 이동희의 사상은 농촌이 우리의 현대적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신념으로 그 이야기에 닻을 내리고 있다.

이동희 지음 ★ 도서출판 빛샘 ★ 전5권(각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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