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눈치 빠른 놈은 절에 가서도 새우젓 얻어먹는다

이책의 저자 최래옥 한양대교수는 '나는 이래서 행복하다' '나는 또 이래서 행복하다'며 실컷 너스레를 떨어놓고는 '독자여, 부디 행복하라! 이야기 속에서 그 행복을 찾아라'라는 말로 머리말 끝을 맺는다.
저자는 우리 전통문화 중에서도 옛날 이야기를 전공하여 책을 많이 낸 저술가이다. 실제 조사를 하고 각종 옛문헌에 나온 자료를 정리하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며, '한국 전래동화집'(전5권 창비사) '천냥짜리 입담' '최삿갓 이야기 방랑사'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 열린다'(전6권) '하늘님 나라를 처음 세우시고'등을 펴냈다.
옛날 이야기만 풀어, 밥 먹고 살고 여기저기서 가르치는 재미와 책쓰는 맛을 마음껏 느끼니 행복하달 수밖에. 게다가 지금은 나라안팎으로 어려운 시대, 어디 옛이야기 한바탕 풀어놓아 보십시요. 한바탕 웃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나 확 풀고, 또 우리 조상님들의 슬기를 배웁시다. 뭐 이런 책이다.
제목부터가 아주 코믹하지 않는가? 예전부터 비윗살 좋은 사람들을 보면 어른들이 하는 속담이지만, 파격적으로 속담 하나를 책 제목으로 올려본다. '눈치빠른 놈은 절에 가서도 새우젓 얻어 먹는다' 지금 세상을 살려면 최소한 이런 능청스럽고 비위좋은 놈이라야 살아남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roots)'를 보면 문자가 없는 관계로 입으로 입으로 족보를 줄줄이 꿰는 사람이 종족중에 한 명씩은 있다. 몇몇대 조상님은 어쩌고 저쩌고...몇날 며칠을 외워도 끝이 없는 조상들의 이야기, 옛날 이야기,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 무릎에서 이런 것을 듣고 자란 놈은 몸으로 익힐 것이다. 그들의 문화와 전통과 예절을.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지혜와 슬기가 숨어있었던가.
속담 하나에도 조상들의 위트와 풍자,해학이 담겨있다. 어려울 수록 여유를 찾아 즐기는 지혜가 있다. 이야기는 사실 살아있는 '삶의 교과서'이다. 세상살이가 팍팍할수록 선조들의 삶을 되돌아보자.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우자.
이 책에는 모두 서른아홉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중에는 조상들의 금전 지혜나 처세 난관극복 가정화목등 곱씹어볼만한 이야깃거리들이 저자 특유의 구수한 입담 속에 재미있게 녹아있다.
삼복더위이고 팔월이고 너도나도 가는 피서, 어딜 가나 '차 차 차' '사람 사람 사람'이 넘쳐 스트레스가 되레 쌓이는 판, 그냥 집에서 대야에 발목 담그고 한 반나절 이런 류의 책에 삼매에 빠진들 뭐가 손해이랴. 참으로 복받을 휴가일진저.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저자의 말에 빗대어 말한다면 '무릇 독자들이여 행복하려면 독서 삼매경에 들라"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최래옥 지음 ★ 제삼기획 ★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