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長江일기

백범 김구선생으로부터 ‘한국의 잔 다르크’로 불렸던 정정화 할머니의 일대기를 소개한 ‘長江일기’가 나왔다.
‘長江일기’는 1987년 2월 ‘녹두꽃’이란 제목으로 세상에 햇볕을 보았는데,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요청으로 비로소 개정판을 학민사에서 출판했다.
정정화할머니는 1900년 8월 서울서 태어났고 열 한 살때 대한협회 회장을 지낸 동농 김가진의 아들 김의한과 결혼한다. 21세때 이미 중국 상해에 망명해 있던 시아버지와 남편의 뒤를 따라 상해로 탈출함으로써 중국에서의 망명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곧바로 임정 밀사의 자격으로 독립운동 자금모금의 밀명을 띠고 다시 국내에 잠입, 은밀히 임무를 수행한다.
1차 국내 잠입이후 여섯차례에 걸쳐 국경을 넘나드는 동안 이십대 꽃다운 나이를 모두 보냈던 그녀는 1932년 윤봉길의사 폭탄투척 사건으로 임정요인들과 함께 프랑스를 탈출, 김구·이동녕선생등을 뒷바라지하며 망명정부의 잔 일을 도우면서 해방되기까지 10여년 동안 ‘대륙의 피난길’을 떠돌게 된다.
중경에서 조국의 해방을 맞았으나 어느새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버린 그녀는 전쟁난민이라는 이름으로 조국에 발을 디뎠으나, 6·25를 겪으면서 남편이 납북되고 가족이 흩어지는 와중에 ‘부역죄’로 기소돼 투옥된다.
40년 세월이 흘러버린 어느날 사랑하는 남편과 생이별한 채 그토록 꿈꾸던 조국의 완전한 민주화와 민족통일을 보지 못한 그녀는 그동안 겪은 쓰라린 세월을 담담히 이야기하며 91년 서울의 한 변두리에서 눈을 감는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한 가족의 올곧은 삶과 독립운동에 한평생 몸을 바친 그녀를 통해서 만나게 될 것이다.
한편 민예극단에선 ‘아, 정정화’란 제목으로 연극으로 공연한다. (8월13∼23일·연강홀)
김진호<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정정화 지음 ★ 학민사 ★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