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

국내 각 문예지에 가장 탁월한 중단편소설을 발표한 작가들에게 문학상을 수여함으로써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로 '도서출판 이수'가 제정한 '21세기 문학상'이 2회에 접어들었다.
올해에는 이문열의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이 대상을 수상하였고 후보작으로는 김영하의 '비상구' 전경린의 '밤의 나선형 계단' 한강의 '어느날 그는' 공선옥의 '이 한 장의 흑백사진' 정찬의 '가면의 영혼' 박완서의 '꽃잎 속의 가시' 이동하의 '남루한 꿈'이 올랐다.
후보작까지 한데 묶은 21세기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도서출판 이수에서 최근 펴내 독자들의 냉철한 심판을 기다린다. 이문열은 어느새 문단에서 도무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문화권력'으로 자리매김된 작가이다.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소설적 구도가 완벽하고 유려한 문장력을 칭찬하는가 하면(김윤식) 시대와 현재의 삶의 거품현상을 꿰뚫은 고품격소설(이청준), 사련의 터전위에 펼쳐놓은 적극적 현실비판(조남현), 세기말의 불안함을 문학적으로 형상화(김성곤) 시켰다고 칭찬 일색이다.
그의 소설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은 사회적으로 제법 명성이 있는 40대 중년의 대학교수와 역시 사회적으로 제법 알려진 독신 디자이너의 떳떳지 못한 사랑의 도피여행과 그 과정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사장의 자살사건이 맞물리면서 이 나라를 IMF의 구덩이로 몰아넣은 우리나라 경제현실의 모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금의 위기로 이끈 거품현상을 반성함으로써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관건은 무엇인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의 절실함과 그 실천의 한 방법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일독을 권한다.

이문열 外 지음 ★ 도서출판 이수 ★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