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사적인, 너무나 사적인-김미진 여행스케치

매일매일 흘러가버리는 깃털같이 가벼운 소소한 일상들이 한 짐이 되어 자신을 압박해올 때 몰려드는 두려움과 부담감...복잡한 일상의 무게가 자신을 조여올때 훌쩍 배낭을 둘러메고 또다른 나를 만나기 위해 떠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될까...
화가이면서 우리에게 '모짜르트가 살아있다면'으로 잘 알려진 작가 김미진씨가 지난 여름에 다녀온 유럽 여행중에 겪은 개인적 경험들을 쓴 '사적인, 너무나 사적인'이 출간됐다. 특이한 것은 지은이가 여행한 26일동안 늘 지니고 다녔던 손때 묻은 한 권의 스케치북을 바탕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여행의 첫날부터 마지막날인 스물 여섯번째날에 걸쳐 여행의 자락 하나하나를 펼쳐가는데, 미술을 공부한 사람답게 여행에서 마음에 담은 풍경들-사람들에 대한 느낌들-거장의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예술적 감동들을 한 컷 한 컷 생생하게 스케치해 놓고 있다. 독자는 처음 접하는 낯선 곳, 낯선 상황일지라도 지은이가 보고 느꼈던 그 순간에 대해 푸근함과 친근감마저 느낄 지도 모른다.
또다른 자신이 되어 살아가는 시간들이었기에 매우 솔직하고 자신에 대해 걸러짐없이 드러내놓아 다른 이들에게 공개된다는 것을 우려한 면도 없지 않으나 새로운 것에 대한 저자의 시도로서 이 책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여행의 끝자락을 접으며 지은이는 자신을 지치게 만든 것이 삶의 무게가 아니라 감동에 무디어져 있던 자기 자신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지은이 김미진은 1962년생으로 미국 메릴랜드 미술대학을 졸업했고, '아이소스 트 사우스 수상작품전' '소리의 풍경전'등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장편 '모짜르트가 살아있다면' '우리는 호텔 캘리포니아로 간다'로 알려져 있고, 현재는 단국대에 출강중이다.
홍희경<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김미진 지음 ★ 열림원 ★ 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