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수양대군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은 과연 패륜인가’‘역사적 현실은 도외시한 채 윤리를 고집할 것인가’
역사 인물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양대군’이란 책이 풀빛미디어에서 출간돼 화제다.
인기를 끌고있는 KBS 대하드라마 ‘왕과 비’ 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수양대군 만큼이나 상반되고 치열한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역사인물도 드물 것이다.
역사적 사실들을 살펴보면, 어린 조카 단종을 보필해야 할 종친이자 신하이면서 단종의 선위를 받은후 단종을 강원도 영월로 귀향을 보내 끝내 죽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군신지간의 윤리와 조카와 삼촌간에 있을 수 없는 패륜과 하극상의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사육신과 생육신의 저항이다.
위와는 반대로 나약한 문종, 어린 단종을 대신해 왕위에 올라 실추된 왕권을 강화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고자 노력하며 세종에 버금가는 치적을 남긴 인물이란 점이다.
이 책에서 수양대군은 굳세고 야심만만한 인물로 묘사된다. 신숙주와 함께 중국에 사신으로 갈때도 옛 고구려땅을 지나면서 그 옛날 고조선때 기자가 정착하였던 곳은 어디일까를 의논하고, 명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옛 고구려 땅을 되찾아야 한다는 굳은 결심을 한다.
단종이 피곤하여 잠들어 있으면 곁에서 부채질 해주는 일에서부터 국경을 넘나드는 여진을 물리치는 일,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오는 일까지 모두 도맡아 최선을 다하는 단종의 삼촌이자 종친이기 이전에 모범이 될만한 신하였음을 보여준다.
당대에 수양대군과 함께 한 김종서는 단종대에 이르러서는 한낱 노물일 뿐 백두산 호랑이의 면모도 충성스런 신하의 면모도 모두 잃어버리고 고명신하임을 핑계로 영의정 자리나 노리는 사리사욕에 눈먼 인물로 평가한다.
태평성대후에 어려운 시기를 맞았던 문종과 단종대, 그 국난을 극복하고 새롭게 태평성대를 열었던 ‘수양대군’은 우리시대에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이 책을 쓴 작가 김동인은 1900년 태어나 1912년 평양숭덕소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숭실중 학교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일본유학을 떠난다. 1919년 2월 주요한 전영택등과 함께 순문예동인지 ‘창조’를 창간하고 처녀작 ‘약한자의 슬픔’을 비롯 ‘배따라기’등 을 발표한다. 빈곤과 불면증, 약물중독등으로 고통받다가 1951년 1·4후퇴때 가족들이 피난간 사이 죽는다. 작품으로는 단편 ‘감자’‘배따라기’‘붉은 산’‘광염소나타’등이 있으며, 역사 소설로 흥선대원군을 주제로 한 ‘젊은 그들’‘운현궁의 봄’등이 있다. 평론으론 ‘조선근대소설고’‘춘원연구’등이 주목할 만하다.
김진호<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김동인 지음 ★ 풀빛미디어 ★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