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열하일기

장편소설 「신열하일기」는 중국 내 한국인(조선족과 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철저한 현장취재를 통해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인으로도, 그렇다고 중국인으로도 완전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조선족의 현실과 남한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조선족이라면 무조건 무시하고 배척하거나 막연한 연민으로 정도 이상의 과장을 보태 추켜세우려는 남한 사람들의 의식과 행태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동안 조선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졸부들의 우쭐거림과 같은 천박한 것이었다. 그것은 곧바로 조선족들에게 눈물과 고통을 안겨주었고, 중국과 남한에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소설은 이처럼 조선족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동시에 새롭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아프게 환기시켜 준다. 조선족 작가들의 작품이 국내에 가끔 소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중국 현지를 배경으로 조선족 문제를 다룬 국내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작가 정강철은 1963년 전남 영광에서 출생하여 조선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 오월문학상에 소설 「타히티의 신앙」, 198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암행」, 1994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거인의 반쪽 귀」가 각각 뽑혔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으로 현재 광주 광덕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강미례<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정강철 지음 ★ 살림터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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