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사랑의 첫 느낌

누 구나 초등학교때라든지 중학교때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알리고도 싶고, 때로는 숨기기도 싶어하는 그런 추억들이 우리 삶을 넉넉하게 하는 힘이 될 때도 있을 터.
당연히 시인들은 '첫사랑'에 대해 뭔가 특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을 뿐 아니라 우리하고 감정상 별반 틀리지도 않은 모양이다.
이 책 '사랑의 첫 느낌-그 설레임으로 살고 싶다'는 시인 32명이 정말 너 무 진솔하게 그들의 '첫사랑'을 시로, 산문으로 털어놓았다. 비슷한 기획의 책도 여러 권 있었지만, '짝사랑'이나 '좋아하는 여성상' '어머니' 이런 주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화두 '첫사랑'에 대하여 엮어놓은 책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얼마전 특사로 풀려난 박노해씨의 신작 3편도 실렸다. 박노해, 그는 역시 그답게 '사랑'에도 '폭력'은 질색이다. 어떻게 첫사랑 그녀의 마음을 힘으로 뺏을 수 있느냐며 '어깨'선배들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아름답다.
누구는 통학버스속에서 만나 사랑이 싹텄으리라. 또 누구는 '어린 문사'로 행세하며 '심각하게' 만나기도 했으리라. 또 누구는 사촌누이에게 사랑을 느꼈고, 동네처녀와 감나무밑에서 풋키스를 나눈 사랑을 있었으리라.
이 모든 아련한 추억들이 혹독한 가슴의 멍으로 남아 있을지언정, 어쩌면 그들의 문학세계를 가꾸어나가는데 자양분이 되기도 했으리라. 시인 32명은 모두 다 성향이 같지도 않다. 이런 책 아니면 만날 수 없는, 투쟁의 시인과 감수성의 시인이 '첫사랑'이란 이름으로 책으로 만난다.
박노해 정호승 백학기 박철 이문재 김용택 안도현 권태현 이경림 원재훈 김상미 이정하 이윤택 하재봉 정일근 박주택 홍영철 배문성 전윤호 권대웅 서석화 연왕모 정끝별 강연호 노혜경 최영철 윤성근 신현림 옹결 장석주 장석남. 이들 시인 32명이 '첫사랑'무대의 출연진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아름답다.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박노해외 32명 지음 ★ 도서출판 동인 ★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