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딴지일보 2

'딴 지일보' (http://ddanji.netsgo.com) 인터넷을 모르는 컴맹, 넷맹도 이런 야리꾸리한 이름의 신문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른바 '패러디신문' 98년 7월6일 오픈. 두달만에 조회수 1백만을 돌파했다는 신문. 이제 2백만에 육박한다고 한다. 도대체 그 신문은 어떻게 생겼길래 이렇게 화제일까. 기본적인 포맷은 대한민국의 유력 일간지를 본떴다한다.
그동안 눈에 익었던 신문 보도문장을 일거에 뭉갠 제멋대로의 구어체와 기발한 발상만 가지고 이럴 수는 없지 않을까. 그럼 무엇이 침묵하던 20, 30대 대군단의 눈길을 한 곳으로 집중시켰을까. 무엇이 인터넷공간을 넘어 활자화한 책까지 히트치게 했을까? 자작나무에서 나온 1권이 금새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더니, 잇따라 2권이 나와 화제가 무성하다.
필자가 본 딴지일보의 장점은 이렇다. 이제 31세이라는 청년 김어준의 천재적인 감각과 시니컬한 패러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기어코 폭소를 이끌어내고야 마는 사회풍자와 독설, 느낀 그대로 주절거리면서 한순간에 사로잡는 특유의 유머와 해학, 묘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상식파괴의 저널리즘, 그리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재미, 야함, 그림, 욕설, 새로운 지도...
흔히 말하는 기존 제도권언론은 그의 말대로 'x잡고 반성해야'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돈도 안생기는 일에 목숨걸고 부지런히 사이버 저널의 새로운 전형을 개척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클린턴 성추문을 최초로 공개한 미국의 '드러지 리포트'(www.drudgereport.com)가 새로운 매체로 각광받듯이, 딴지일보가 우리 사회에서 '당당히' 새로운 미디어로 역할을 하게 될지는 그룹총수 발행인 김어준의 역량에 달려 있을 것이다.
'쓰바' 언제까지 되는 일 없던 우리 사회에, 막힌 언론의 '한줄기 청량제'역할만 하고 그만둘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위험수위' 가 어디까지 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그는 '갈 데까지는 갈 것'이라는 믿음도 생긴다. 아무래도 위선과 가식에 많이 찌들은 사회 각계에 '똥침'은 여전히 필요할 테니까 말이다.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김어준 지음 ★ 자작나무 ★ 7,800원